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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여제’ 린지 본의 비극적 결말을 통해 알아보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올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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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2-10 조회수 30

스키 여제’ 린지 본의 비극적 결말을 통해 알아보는

전방십자인대 파열올바로 알기



전방십자인대 완전 파열 진단을 받고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던 스키 여제’ 린지 본그러나 그의 마지막 도전은 출발 13초 만에 넘어지며 끝났다헬기로 긴급 이송되는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관중석은 침묵에 잠겼다.


의료 현장에서 바라보면이 장면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전방십자인대 파열 이후 치료 전략의 본질을 다시 묻게 한다건국대병원 이동원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장은 이번 사례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라며 전방십자인대 파열 이후 비수술적 복귀가 가능한지는 결심으로 정해지지 않고그 무릎이 실제로 기능적으로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고 전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여전히 파열되면 수술이라는 공식이 작동하는 이유

전방십자인대는 허벅지 뼈(대퇴골)와 정강이 뼈(경골)를 연결하며무릎이 앞뒤로 어긋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핵심 안정 구조물이다이 인대가 끊어지면 부상 직후 극심한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지만놀랍게도 2~3주만 지나면 통증과 부기가 상당 부분 가라앉는다이때 많은 환자들이 "생각보다 안 아프네자연 치유된 건가?"라고 착각한다.


통증이 사라진 것은 급성 염증 반응이 가라앉은 것뿐이고무릎의 구조적 불안정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평소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주변 근육이 임시로 무릎을 잡아주기 때문에 멀쩡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하지만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점프 후 착지하거나누군가와 딪히는 순간안전벨트 없는 무릎은 속수무책으로 뒤틀리며 반월 연골판 파열관절연골 조기 퇴행성관절염이라는 2차 재앙으로 이어진다이동원 교수는 린지 본의 비극이 바로 이 시나리오의 극단적 사례라고 말했다.


MRI ‘완전 파열이 곧 수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MRI에서 완전 파열로 보인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곧바로 수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MRI는 구조를 보여주지만실제 움직임 속에서 무릎이 얼마나 안정적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이동원 교수는 진료실에서는 영상보다 먼저 무릎 동요관절 부종근력 회복 정도관절 동 범위단일 다리 점프와 착지 동작신경근 제어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의학적으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바로 전방십자인대가 없어도 일상생활은 물론 고강도 스포츠까지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이들을 스포츠의학에서는 '코퍼(Coper, 적응자)'라고 부른다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선별된 그룹이다.


반대로무릎이 자꾸 무너지는 느낌(Giving Way)이 들거나 이전 활동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은 '논 코퍼(Non-Coper)'라 한다논 코퍼에게는 조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이동원 교수는 코퍼는 결과가 아니라 조건이다며 충분한 근력 회복신경근 조절 훈련객관적 기능 검사를 모두 통과한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강조했다이어 실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6m 한 발 뜀뛰기일상생활 기능 점수(KOS-ADLS), 무릎 자신감 지수무릎 어긋남 횟수 등 네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해야 코퍼로 분류된다고 전했다.


린지 본의 선택이 특히 위험했던 이유

린지 본은 이미 여러 차례 무릎 손상과 인대 재건술을 경험한 무릎을 가지고 있었다이는 릎 주변 근육과 신경계의 보상 능력이 상당 부분 소진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여기에 알파인 스키라는 종목 특성이 더해진다고속 상태에서 단일 다리에 체중이 실리고깊지 않은 무릎 굴곡에서 회전 모멘트와 전방 전단력이 동시에 발생한다이는 전방십자인대에 가장 가혹한 생체역학적 조건이다이동원 교수는 보호대는 심리적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이런 순간적인 회전력과 전단력을 인대 대신 막아주지는 못한다며 또한신경과 근육의 연결 고리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복귀는 안전벨트 없이 고속 주행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복귀, '느낌'이 아니라 '수치'로 결정해야

비수술 치료는 단순히 쉬는 선택이 아니다관절 부기 조절과 대퇴사두근 재활성화에서 시작해, 신경근 훈련과 협동 훈련착지·방향 전환 동작 교정까지 이어진다연구에 따르면 초기에는 논 코퍼였던 환자들도 이러한 기능 회복 프로그램을 거치면 상당수가 기능적 코퍼로 전환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정도면 된 것 같은데?’라는 주관적 판단은 재부상의 지름길이다스포츠 복귀를 결정하기 전에다음의 객관적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1. 대퇴사두근·햄스트링 근력건강한 다리 대비 90% 이상 회복

2. 한 발 점프 테스트(4): 양쪽 대비 90% 이상 적절한 움직임(무릎 안쪽 꺾임 없이 착지)

3. 국제무릎기능평가설문지(IKDC) 주관적 무릎 평가93점 이상

4. 심리적 준비도무릎에 대한 불안·두려움 없이 전력 동작이 가능한 심리 상태

5. 무릎 무너짐(Giving Way): 0


비수술 치료이런 환자가 적합하다.

현재까지의 근거에 따르면다음과 같은 경우에 비수술적 접근을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

▲ 전방십자인대 단독 파열즉 반월 연골판이나 다른 인대의 동반 손상이 없는 경우

▲ 스크리닝 검사에서 코퍼로 분류된 경우

▲ 체계적인 기능 회복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환경과 의지가 있는 경우

▲ 활동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거나중년 이상인 경우에도 유리


린지 본은 통산 84승의 월드컵 우승 기록을 가진 역대급 선수였다그럼에도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 시속 130km의 활강을 견딜 수 없었다이것은 정신력이나 경험의 문제가 아니라생체역학적 한계이다전문가의 정밀 스크리닝을 통해 내 무릎이 진짜 '코퍼'인지 확인하고과학적으로 설계된 신경근 훈련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며객관적 수치로 복귀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세 가지가 전방십자인대 파열 이후 무릎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이동원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정리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후 통증이 가라앉으면 다 나은 것 같다는 착각이 온다하지만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MRI가 아니라 기능적 안정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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