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노년이 되어서도 인간다움을 유지시켜주는 신체의 ‘이 부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인간들이 쌓아 올린 문화, 과학, 예술, 종교 이러한 것들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우리 인간만이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어느 부분이 이러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다음 아닌 바로 인간의 뇌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도 뇌를 가지고 있는 데, 왜 인간의 뇌만이 이러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인간의 뇌 중에서도 가장 앞쪽에 위치하며, 동물의 진화 단계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형성이 된전두엽이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경과학자들에 의해서 전두엽의 기능이 알려진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1848년 미국의 철도 노동자로 일하던 피너스 게이지는 폭발사고로 기다란 쇠막대기가 눈을 관통하여 이마를 뚫고 나오는 끔찍한 관통상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고, 심지어는 머리에 쇠막대기가 관통된 상황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고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는 곧 병원으로 후송되어 10주간 치료를 받은 후에 걸어서 집으로 퇴원할 수 있었다. 모든 주변 사람들이 그의 퇴원을 환영했으나, 그에게는 뭔가 변화가 생겼다. 이전의 그는 무척이나 쾌활하고 이해심 많은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였으나, 사고 이후의 그는 더 이상 사람들이 알던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그는 변덕스럽고, 무례하고, 참을성이 없고, 고집스러우며, 세밀한 계획을 세울 수 없었으며, 다른 사람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이 환자를 통해서 신경과학자들은 전두엽의 기능이 손상됐을 때 어떠한 증상들이 발생하는 지를 관찰해 전두엽의 기능을 거꾸로 추정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전두엽이 남을 배려하고, 인내하고 양보하며, 복잡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게 해 주는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인간 고유의 뇌였던 것이다. 당시의 발표 논문과 피너스 게이지의 두상, 관통했던 쇠막대기는 지금도 하버드 의대 의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치매가 두려운 것은 결국 이러한 전두엽의 기능이 점차적으로 사라져 간다는 점이다.
옛말에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결코 아이의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간 다는 것이 아니라, 욕심 많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아이와 같은 고집을 갖게 된다는 말이라는 것을 치매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신경과 외래를 찾은 노부부가 있었다. 치매 환자인 남편을 모시고 온 할머니가 너무나 절망스러워서 죽고 싶다고 했다. 이전에는 그토록 다정하고 친절했던 남편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며 평생 들어보지 조차 못한 욕을 사랑하던 부인에게 퍼부었다는 것이다.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
한편, 또 다른 한 환자가 있다. 뇌 영상 검사 소견을 보면 이미 전두엽이 많이 위축돼 있었다. 그 정도면 이미 전두엽 기능이 많이 망가져 있을 듯하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예의 바르며, 일상생활을 문제없이 잘 수행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는 노년이 되어서도 인간다움을 유지시켜 주는 전두엽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까?
방법은 평소에 뇌의 예비력을 많이 키워 놓는 것이다.저수지의 물을 많이 저장해 놓으면 가뭄이 들더라도 버틸 수 있듯이 평소에 전두엽의 기능을 많이 키워 놓는 것이다. 치매의 잘 알려진 역학적 위험 인자는 낮은 교육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학력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평소에 뇌를 얼마나 많이 사용해 놓았는지가 바로 노년기의 전두엽 예비력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골치 아픈 일로 뇌를 많이 괴롭히자는 것이 아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면서, 능동적인 두뇌 활동을 많이 하자는 것이다.
관심 있는 책을 읽는 것, 흥미로운 음악을 듣는 것,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것, 새로운 공부나 일에 도전해 보는 것, 외국어를 배워보는 것 등 이러한 전두엽의 예비력을 한껏 올려 줄 수 있는 방법들이 바로 ‘브레인 피트니스’이다.이제, 멋진 몸을 위한 피트니스 만을 할 것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유지시켜 주는 뇌의 전두엽을 위해서 브레인 피트니스를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