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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폐선암 진단받았다면 유전자 검사부터, 드문 변이도 놓치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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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8-06 조회수 11

[건강칼럼]폐선암 진단받았다면 유전자 검사부터, 드문 변이도 놓치지 않아야

ROS1 양성 폐암처럼 흔치 않은 유형도 NGS 검사로 찾아내면 정밀 표적치료 가능해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 김인애 교수

 

폐선암을 진단받았다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유전자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흔한 유전자뿐 아니라 드물게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까지 폭넓게 확인하는 NGS(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검사가 특히 중요하다. 어떤 유전자가 원인인지에 따라 이후 치료 방향과 예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드문 유전자 변이 중 하나가 ROS1 양성 폐암이다.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약 1~2%를 차지하는 드문 유형이지만, 정확한 진단만 이뤄지면 표적치료로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ROS1 유전자가 다른 유전자와 비정상적으로 결합(융합)하면서 생기며, 이렇게 만들어진 ROS1 융합 단백질은 암세포 성장 신호를 계속 켜진 상태로 유지시켜 암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증식하게 만든다.

 

비교적 젊은 환자, 비흡연자 또는 흡연량이 적은 환자, 전이성 폐선암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발견되지만 흡연자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국내 비흡연자 폐암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 변이는 EGFR이지만, ROS1처럼 흔치 않은 유전자 변이도 있어 폭넓은 검사가 필요하다.

 

ROS1 융합유전자 돌연변이는 드물지만 임상적 의미는 크다. 이 유전자가 확인되면, 그 변이를 겨냥한 표적치료제로 항암 효과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진행성 폐선암을 진단받았다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ROS1을 포함한 폭넓은 유전자 검사, NGS 검사부터 받아야 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ROS1 양성 폐암 치료의 중심은 크리조티닙(성분명, 상품명 잴코리)이었다. 약물 반응률이 약 70%에 달하고, 약효가 유지되는 무진행생존기간은 평균 19.2개월이다. 전체 생존기간도 평균 51개월에 이를 만큼 효과가 좋은 약제로 평가받아 왔다. 다만 뇌로 암이 퍼진(뇌전이) 환자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이 약 6.8개월로 짧아졌다. 치료를 이어가는 동안 약제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도 피하기 어려웠다.

 

이런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ROS1 표적치료제가 최근 국내에서 허가됐다. 레포트렉티닙(상품명 옥타이로)이다. 종양이 줄어드는 효과(객관적 반응률)79%로 기존 약제보다 높다. 약효 유지 기간도 무진행생존기간 기준 31개월로 더 길다. 특히 뇌 안의 암세포에 치료 효과가 있는 비율(뇌병변 반응률)89%에 달한다. 뇌전이가 동반된 환자에게 의미 있는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레포트렉티닙은 ROS1 융합 단백질의 특정 부위(ATP 결합 부위)에 결합한다. 암세포 성장 신호를 켜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효소(타이로신인산화효소)의 작용을 막는 방식이다. 기존 약제보다 작고 조밀한 구조로 설계돼, 크리조티닙 치료 후 흔히 나타나는 내성 변이(G2032R 변이)에도 ROS1 단백질에 결합할 가능성을 높였다. 뇌와 혈액 사이의 장벽(혈액뇌장벽)을 통과하도록 개발돼 뇌 안의 암세포에도 도달한다.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는 물론, 크리조티닙 등 기존 치료 후 병이 진행한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기회가 될 수 있다.

 

복용법은 간단하다. 캡슐 형태의 경구용 약제로, 치료 시작 후 처음 2주는 160mg 1캡슐을 하루 한 번 복용한다. 3주차부터는 160mg 1캡슐을 하루 두 번,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한다.

 

치료 초기에는 어지러움과 미각 이상이 비교적 흔하다. 어지러움은 빙빙 도는 느낌, 균형이 잘 잡히지 않는 느낌, 걸을 때 비틀거리는 느낌으로 나타난다. 미각 이상은 입에서 금속 맛이나 쓴맛이 나거나 음식 맛이 달라진 느낌으로 나타난다. 이 밖에 손발 저림, 변비, 피로감, 보행 불안정, 빈혈, 근육 약화, 간 수치 상승도 동반될 수 있다. 대부분 경증이거나 조절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어지러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치료 초기에는 운전, 높은 곳에서의 작업, 혼자 계단 오르내리기를 주의해야 한다. 걷기 어려울 정도의 어지러움, 심한 인지 변화, 호흡곤란, 지속적인 기침, 발열이 나타나면 곧바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 의료진 판단에 따라 약물을 일시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한다.

 

레포트렉티닙은 현재 국내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암제다. 다만 2027년 급여 적용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여가 적용되면 치료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ROS1 양성 폐선암 뇌전이 환자, 크리조티닙 치료 후 내성이 생긴 환자 모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될 수 있다. 진행성 폐선암을 진단받았다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ROS1을 포함한 NGS 유전자 검사부터 받아보길 권한다. 

      

김인애 교수는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에서 액상생검(Liquid Biopsy) 기반 폐암 정밀 진단 연구에 주력해왔다. 관련 연구로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 우수연제상(2019·2020)을 받았으며, 2024년에는 대한폐암학회 표적치료연구회 학술 연구비 수혜자로 선정됐다. 국제학술지 Cancers등에 다수의 SCI급 논문을 발표하며 액상생검과 유전자 검사 기반 폐암 정밀 치료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