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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권창희 교수, 심장 수술 후 생긴 희귀 '양심방 회귀 빈맥'… 최신 매핑 기법으로 완치
건국대병원 권창희 교수, 심장 수술 후 생긴
희귀 '양심방 회귀 빈맥'… 최신 매핑 기법으로 완치
건국대병원 권창희 교수, 개흉술·메이즈 수술 후 발생한 복잡성 빈맥
정확히 진단·치료…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게재
심방세동(부정맥의 일종)으로 개흉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동시에 받은 47세 남성이 수술 1개월 만에 또 다른 부정맥으로 고통받았다. 원인은 심장의 왼쪽과 오른쪽 심방을 동시에 빙빙 도는 '양심방 거대 회귀성 심방 빈맥'. 매우 드문 유형인 데다, 회로가 양쪽 심방을 넘나드는 탓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기전을 파악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케이스였다.
이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고 완치시킨 건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권창희 교수팀의 치료 사례가 세계 최고 권위의 심장 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
수술 후 한 달 만에 다시 찾아온 부정맥
해당 환자는 크기가 큰 심방중격결손(심방 사이 벽에 구멍이 뚫린 선천성 심장병)의 외과적 봉합과 함께 심방세동을 치료하는 메이즈 수술(심방에 여러 절개선을 만들어 비정상 전기 회로를 차단하는 수술)을 한 번에 받았다. 그런데 수술 1개월 후, 심장이 분당 150회 수준으로 빠르게 뛰는 심방 빈맥이 발생했다. 빈맥 주기는 약 400ms로, 방실 전도 비율도 일정하지 않았다.
단순한 빈맥이 아니었다. 전기생리검사에서 우심방의 전기 활성 순서는 위에서 아래로 파악됐지만, 좌심방 쪽 순서는 불명확했다. 어디서 시작해 어떤 경로로 도는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새 매핑 기법으로 '회로의 지도'를 그리다
권창희 교수팀은 최신 3차원 전기 지도화 시스템(CARTO3, 옥타레이 카테터)과 함께, 연구팀이 자체 개발해 이미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는 'P파 종료~종료 구간 기반 WOI 설정법'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심전도 P파가 끝나는 시점을 기준으로 관심 구간을 설정함으로써, 복잡한 흉터 환경에서도 빈맥 핵심 회로 부위를 보다 정확하게 찾아내는 기법이다.
먼저 우심방을 지도화하자, 전기 활성이 '바흐만 다발(Bachmann's bundle, 좌우 심방을 연결하는 근육 다발)' 삽입부로 추정되는 우심방 상부 자유벽에서 수동적으로 퍼져 나오는 패턴이 확인됐다. 이는 주 회로가 우심방이 아닌 좌심방 쪽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좌심방을 지도화한 결과, 마침내 전모가 드러났다.
빈맥의 회로는 이러했다. 좌심방 후벽을 따라 전기 신호가 아래로 내려가다가, 이전 수술(메이즈)로 만들어진 '지붕 절개선'의 틈(gap)을 통과해 앞쪽으로 빠져나간다. 이후 앞쪽에서 배크만 다발을 통해 우심방으로 건너가고, 우심방에서는 후방 심방간 근육 다발 근처에서 가장 이른 활성화와 가장 늦은 활성화가 만나는 회귀 지점이 형성됐다. 즉, 좌심방과 우심방을 모두 도는 '양심방 거대 회귀 회로'였으며, 핵심 통로(협부)는 우측 폐정맥 전방 능선부에서 발견됐다.
핵심 부위 한 곳 치료로 빈맥 즉시 종료
권창희 교수팀은 확인된 최초 활성 부위에 고주파 에너지를 가했다. 그 즉시 심방 빈맥이 멈췄다. 복잡한 회로를 모두 절단할 필요 없이, 핵심 협부 한 지점만 차단해 빈맥을 완전히 종료시킨 것이다.
권창희 교수는 "이번 케이스는 이전에 우리 연구팀이 개발·발표한 새로운 매핑 기법 덕분에 복잡한 양심방 회귀 회로의 기전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최소한의 시술로 완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방세동 시술은 물론 이처럼 복잡한 심방 빈맥 치료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난치성 부정맥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증례는 개흉술과 메이즈 수술 이후 발생한 양심방 회귀성 심방 빈맥의 기전을 활성화·일관성 지도화로 신속히 규명하고, 핵심 협부 단 한 지점의 절제만으로 완치를 이끌어낸 성공 사례다.
■게재 정보
-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 (2026, online published)
-DOI: 10.1093/eurheartj/ehag232
-논문명: Chang Hee Kwon, Hyun Keun Chee. (2026). Biatrial macro-reentrant atrial tachycardia after surgical atrial septal defect closure and maze procedure identified by activation and coherent mapping. European Heart Journal. doi: 10.1093/eurheartj/ehag232.
-저자: 권창희(교신저자), 지현근
■권창희 교수 / 건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의학박사)
권창희 교수는 심방세동부터 복잡성 심방 빈맥·심실 조기수축까지, 부정맥 전 분야에 걸쳐 3차원 전기 지도화 기반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가장 활발하게 시술·연구하는 국내 전문가 중 한 명이다.
단순한 임상 시술에 그치지 않고, 시술의 근거를 스스로 만들어 온 연구자이기도 하다. 이번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게재 케이스에서 활용된 새로운 전기 지도화 기법은 권 교수팀이 직접 개발해 Heart and Vessels(2024)에 먼저 발표한 것으로, 연구 결과를 즉각 임상에 적용해 난치성 양심방 회귀 빈맥 환자의 완치를 이끌어낸 '연구-임상 선순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세계적 권위의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게재된 심방세동·관상동맥질환 복합 환자 대상 항혈전 치료 다기관 무작위 연구(EPIC-CAD)에도 참여 연구자로 기여했으며,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11개 대형 대학병원이 참여한 심실 조기수축 절제 전략 연구(ABOUT-PVC)에서도 건국대병원 대표 연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심장 이식형 전자 기기(심박동기·삽입형 제세동기 등)를 가진 환자의 수술 전후 관리 기준을 정립한 가이드라인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는 등, 부정맥 진단·치료 전반에서 국내 기준을 제시해 온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