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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천식

기관지천식이란 찬 공기, 먼지, 담배연기 등의 흔한 자극으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졌다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반복되는 질병입니다. 기관지가 좁아질 때에는 기관지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리거나 발작적인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3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환자에 따라서는 감기가 한 달 이상 지속된다든지 환절기마다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천식은 가벼운 경우에는 안정만으로도 증상이 좋아지지만 심한 때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질병입니다.

 

기관지천식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보다는 주로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경제수준 및 생활수준의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에서는 유병율이 매우 높지만 중국, 인도, 동유럽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병율이 낮습니다. 우리나라도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천식 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하여 소아의 경우 1980년대 이후 환자 수가 3배 이상 증가하였고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 인구의 5-10% 정도가 천식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관지천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관지천식이 유전병은 아니지만 천식 환자의 자녀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체질적으로 천식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으며 형제나 자매 중에 천식 환자가 있을 경우 천식 유병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식 환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알레르겐이라고 부르는 공기 중의 물질로 천식환자에게 흔히 문제가 되는 것으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개나 고양이털 등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러한 작은 물질들이 기관지로 흡입되면 기관지에 염증반응을 촉발시키게 됩니다. 그 외에도 대기 중의 아황산가스, 황산화물, 오존 등에 의해서도 천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음식 중에서는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첨가제, 감미료, 방부제, 식용색소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최근 직업에 따른 각종 원인물질에 노출됨으로써 생기는 직업성천식도 증가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가구나 자동차의 광택제로 사용되는 TDI, MDI와 반응성 염료, 휘발성 화합물, 전자공장에서 용접 시 발생하는 송진연무, 빵집이나 곡물 취급처에서 발생하는 밀가루 등의 가루, 목재가루나 한약 가루 등이 직업성 천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특정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감기)이 천식의 원인이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관지천식의 증상

 

기관지천식의 특징적인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가래 및 가슴에서 쌕쌕소리(천명음)가 나는 것을 들 수 있으며 이런 증상들은 간헐적으로 나타나거나 때로는 저절로 호전되기도 합니다. 증상들은 특히 야간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운동할 때에 심한 기침이나 호흡곤란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또 자극적인 냄새나 담배연기, 탁한 공기, 차가운 공기 등에 노출될 때 호흡곤란 발작이 올 수 있고 감기를 앓고 나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토피성 천식환자는 원인이 되는 특정 알레르겐에 노출되었을 때 천식 발작이 생길 수 있는데, 집먼지진드기에 과민한 환자가 집먼지진드기가 많은 이부자리, 천이나 털로 된 소파에 가까이 했을 때 호흡곤란이 악화될 수 있으며 동물 털에 과민한 환자는 그 동물과 접촉할 때 천식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직업성 천식환자는 직장에서 작업할 때 증상이 생기고 휴가나 주말에는 호전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부 환자는 호흡곤란이나, 가래, 천명음 없이 기침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기침형 천식이라고 부르며 전체 천식 환자의 30% 정도가 이에 해당됩니다. 이런 경우 천식 진단이 쉽지 않아서 만성기관지염이나 평범한 만성기침으로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천식의 진단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은 다른 질병에서도 흔히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찰 없이 증상만 가지고 섣불리 기관지천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특히 오랜 흡연으로 인해서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기종 등이 동반되어 있는 환자는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기침이나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 심장병이나 간질성 폐렴, 폐색전, 기관지결핵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도 천식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객관적인 증거 없이 증상만으로 천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1) 단순흉부방사선사진

 

단순흉부방사선사진은 호흡기환자의 기본 검사로 천식이 의심되는 모든 환자에게 시행합니다. 단순흉부방사선사진을 통해 심장의 크기는 적당한지, 폐암이 의심되는 종괴는 없는지, 폐렴이나 폐결핵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2) 폐기능검사

 

천식이 의심되는 모든 환자에게 시행합니다. 환자의 폐 기능을 수치로 측정하여 같은 연령, 같은 키, 같은 몸무게의 한국표준과 비교하여 폐 기능의 이상 정도를 판정합니다. 특히 천식환자는 정기적으로 폐 기능검사를 시행하여 그 수치를 비교함으로써 천식치료의 적절성과 악화 정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3) 메타콜린 기관지유발검사

 

천식이 의심되는 환자의 확진을 위해 시행합니다. 메타콜린은 천식을 유발시키는 물질로 저농도에서부터 소량씩 농도를 높여가며 흡입시킨 후 연속적으로 폐 기능을 측정하여 천식이 유발되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이 검사로 천식이 유발될 경우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30분 이내 호전됩니다.

 

4)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피부반응검사는 천식, 비염, 각막염, 피부염 등의 모든 알레르기 질환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로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을 알아내고 이를 회피함으로써 알레르기 질환을 근본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는 필수적인 검사입니다. 피부반응검사는 알레르기 혈액검사에 비해 높은 예민도, 저렴한 가격, 15분 이내 결과 도출, 여러 항원 동시 검사, 불필요한 혈액 채취가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알레르기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권유합니다.

 

5) 기타검사

 

환자에 따라 기관지 염증의 정도를 알기 위해 객담 내 호산구수검사를 실시합니다. 천식에 흔히 동반되는 알레르기 비염과 부비동염의 진단을 위해 코내시경, 단순부비동사진 등의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천식 이외에 다른 질환이 동반되었는지를 검사하기 위해 흉부컴퓨터단층촬영, 기관지내시경, 객담검사, 심장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천식의 치료방법

 

기관지천식의 치료는 크게 (1) 환경 및 악화요인 관리 (2) 약물치료로 나누어집니다. 둘 중 하나의 방법만으로는 병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충실히 따라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천식은 감기나 폐렴처럼 얼마간 앓은 후에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과 같이 평소에 꾸준히 관리해야 악화 및 후유증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만성질환입니다. 청소년기를 제외하면 성인에서 발병한 기관지천식은 평생 지속된다고 할 수 있으나 천식의 증상은 얼마든지 없어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약을 줄이거나 악화 시에만 약을 사용하고 평소에는 약을 끊을 수도 있습니다.

 

기관지천식의 치료 목표는 단순히 숨을 덜 차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인과 똑같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똑같은 정도로 운동 및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또 병의 정도를 잘 관찰하여 변동이 있을 때마다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천식은 특히 증상의 변동이 심한 질환이므로 일상생활이나 운동에 얼마나 제한이 있는지 밤에 기침이나 숨이 차서 잠을 설치지는 않는지 응급약은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를 꼼꼼히 체크해서 정기적인 진찰을 받을 때 담당의사와 의논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천식을 수개월만의 치료로 완치시킬 수 있는 어떤 방법도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한방치료나 무분별한 민간요법의 사용으로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고 후유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비전문가들의 감언이설에 속지 않고 사소한 것도 전문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환자는 처음 사용하는 약을 평생 계속 쓰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호전에 따라 약을 줄이거나 사용이 편리한 약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꾸준히 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환경 및 악화요인의 관리

 

천식의 증상을 생기게 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요인들을 적절히 회피하고 조절하는 것이 천식 관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아토피성 천식 환자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회피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기관지천식의 진단 초기에 알레르기 피부반응 시험을 시행하여 개인별로 중요한 알레르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면 도움이 됩니다. 흔히 문제가 되는 알레르겐으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바퀴벌레, 곰팡이 등이 있습니다.

 

담배연기는 대표적인 자극물질로 천식을 악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천식 환자가 흡연을 계속할 경우 폐기능이 더욱 빨리 감소해서 수년 내에 폐가 비가역적으로 망가질 수 있으므로 천식 환자는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하며 환자의 가족도 흡연을 삼가야 합니다. 그 이외에 여러 가지 자극적인 냄새와 새벽의 찬 공기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공해(오존, 아황산 가스, 스모그, 황사)가 심할 때는 실외에서 활동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새벽 공기는 상대적으로 오염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차가우므로 천식 발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천식환자는 새벽보다는 비교적 온화한 오후에 실외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수영과 같이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시행하는 실내운동들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천식 환자들은 비염이나 부비동염을 동반하고 있고 일부 환자는 위식도역류성 질환을 가지고 있어 이들 질환이 같이 치료되지 않아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천식 치료와 동시에 이들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치료 중이던 천식 환자에서 천식이 심하게 악화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감기나 독감을 들 수 있습니다. 모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천식 환자는 외출 전후로 손발을 깨끗이 씻고 매년 한 번씩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천식 악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감기약 같은 해열진통제를 복용한 후에 심한 천식 발작이 오는 수도 있는데 아스피린 같은 약제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기관지가 수축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성인 천식 환자의 10% 정도가 해열진통제에 과민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과거에 이런 경험이 있었거나 지속적으로 심한 천식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하에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고혈압 치료제 중에서도 천식 치료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있으므로 고혈압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담당의와 상의하여 고혈압 약을 조절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그 외에 식품 첨가물인 황색색소, 항산화제, 조미료 등에 과민한 경우도 천식발작이 생길 수 있습니다.